독서

[소설] 백야행 1,2

shininghyunho 2024. 1. 9. 15:48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수히 많은 작품중 가장 수작이라는 평을 듣는 소설이다.

소설의 전체적인 느낌은 굉장히 어둡다.

기리하라 료지와 가라사와 유키호라는

두 사람이 어린시절부터 엮이며 시간순서에 따라 소설이 진행된다.

사실 처음에는 많이 당황스러웠다.

일단 등장인물이 굉장히 많다.

이름도 일본어이고(일본소설이니까) 심지어 비슷비슷한 느낌도 줬다.

책도 1천 페이지에 달해서 꼼꼼히 읽으면 완독하지 못할거같았다.

 

그래서 내 선택은 외우며 꼼꼼히 보기보단 훑어보면서 읽었다.

 

대략적으로 6개의 챕터가 있었던거같다.

초등학생 시절 / 고등학생 시절 / 대학생 시절 / 20대~30대 (소프트웨어 회사, 전자제품 회사, 유키호의 첫 결혼) /

탐정사무소 / 형사의 추격

충격적인건 챕터마다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와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이후에 나무위키를 보며 정리를 해봤다.)

 

그래도 마지막 형사가 추격하는 챕터에서 앞서 이야기들을 정리해주는 시간을 갖는다.

덕분에 잊었던 부분도 잘 살려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영화나 소설을 읽으면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보는 습관이 있다.

 

특히 이번 소설은 제목에 이목이 갔다.

백야행.

하얀 밤을 걷는다는 말인데

어두운 밤에 흰색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지 궁금했다.

 

작중에서 료지는 친구에게 자기는 어둠속을 걷는것같다는 말을 하고,

유키호는 자기를 부러워하는 직장 동료에게 태양은 아니지만 빛은 있다고 이야기한다.

서로는 어둠같은 절망에서 서로에게 얕은 빛과 같은 존재였다.

다만 빛이라고는 하나 또 다른 어둠만이 반복될 뿐이었다.

유키호는 더욱더 빛나기 위해 사람들을 이용하여 성공적인 삶을 이룩해나가고,

그 뒤에서 료지는 그런 유키호를 위해 범죄를 계속해서 일으킨다.

 

다만 둘의 관계는 남녀의 사랑이 아니다.

작중 어디에서도 둘이 대화하는 장면 조차 없다.

오히려 마지막 챕터에서 형사는 둘의 관계를 망둥어와 새우라고 한다.

서로의 이득을 위해 공생한다는 말이다.

 

유키호는 인간적인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

영혼이 없어져버린 공허한 사람으로 보인다.

그녀의 내면을 알아본 인물들은 그녀를 주의하며 무서운 장미라고한다.

 

반대로 료지는 주변사람을 지키고자하는 의지가 강하다.

유키호, 고등학교 친구을 위해 한번 더렵혀진 손이라고 생각하는지,

살인이나 강간을 끊임없이 일으킨다.

료지는 극악무도한 범죄자지만 그 이득이 본인을 향하지는 않는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정말 감탄한 부분은 사건과 인물의 대한 묘사다.

 

대부분의 범죄소설은 범죄 장면을 정말 상세하게 묘사한다.

마치 경찰서의 사건 자료를 읽듯이 누가 어떻게 무엇으로 했는지가 CCTV처럼 나온다.

그러나 본 소설에서는 사건이 뉴스 보도 자료처럼 나온다.

누가 어떻게 했을거라는 다른 인물들의 추측만이 서술된다. 실제로 살인 장면이 한군데도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읽는 독자는 그 상황에대해 본인만의 상상을 통해 구체화해 더욱 뇌리에 남게된다.

 

또한 인물의 심리 묘사가 지극히 제한적이다.

구구절절하게 인물의 심리를 100% 드러내지 않는다.

다만 당연히 그렇게 느끼게끔 대사와 상황을 치밀하게 설치해놓는다.

 

그래서 유키호라는 인물에대해 더욱더 공포스런 묘사가 가능했다.

나중에는 유키호가 다른 인물과 단둘이 있게되면,

그 인물이 어떤 변고를 당할지 긴장하면서 보게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은 비슷한 프롯과 비슷한 줄거리라고 비판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본 도서는 그런 편견을 많이 깨주었다.

엄청 잔인한 장면은 나오지 않는데,

상황 묘사로 굉장히 냉소적이고 차가운 분위기를 잘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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